말레이시아 클럽 / 황주은시인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 2019/07/06 [09:41]

말레이시아 클럽 / 황주은시인

정유진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07/06 [09:41] | 조회수 : 45

 

▲     ©한국낭송뉴스

 

 

말레이시아 클럽

 

황주은

 

 

참사랑회는 스무 명으로 시작했다

회원이 줄자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다

 

어린이집 봉고를 운전하는 7년 언니가

동그라미회가 어떠냐고 제안했다

가슴을 떼어 낸 언니들이 주로 반대했다

 

도배 다니는 9년 언니의 의견이 신선했다

우리 모두 찰고무같이 질기게 살아야 하니

세계최대 고무 생산국가 이름을 따자고 주장했다

참사랑의 본질도 생고무와 같다고 모두 주억거렸다

우리는 말레이시아 클럽의 언니들이 되었다

 

3년 언니와 5년 언니는 샘물요양원을 거쳐 영구 탈퇴를 했고

8년 언니는 소원대로 애인의 포도밭에 묻혔다

그녀의 애인은 고위 공직자라고 했다

 

우리 클럽의 강령은

' 늦지마, 죽지 마, 신입회원은 항시 환영!' 이다

투병 연도를 앞에 붙여 이름 대신 부른다

 

닭발을 팔던 19년 언니도

들국화를 꽂고 우주로 포장마차를 몰았다

 

그래 겨울,

클럽에는 눈 대신 하얀 진액이 떨어지는 날이 많았다

우리들 가슴에는 구더리가 끓었다

 

말레이시아 클럽 가입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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