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기억 / 양경모시인

벽솔시인 | 기사입력 2018/11/30 [23:05]

그날의 기억 / 양경모시인

벽솔시인 | 입력 : 2018/11/30 [23:05]

 

▲     ©한명희

 

 

 

그날의 기억

양경모

 

 

할머니는 그날에도

바늘땀 소리로 창문을 열었을 것이다

봄으로 옷을 깁는 나무을 보았을 것이다

마른 기침소리를 내는 저녁에

나무는 굽은 길로 걸어가는

할머니를 보았을 것이다

한동안 강가에 앉아

눈에 밟히는 바람을 털어내지 못하고

동백꽃으로 떨어지는

울음을 보았을 것이다

나무도 따라 울었을 것이다

침묵으로 흔들리는 잎 잎도

새파랗게 질린 채 몸져누웠을 것이다

거침없이 타오르는 불길로

온몸에 멍이 들었을 것이다

그날의 기억을 허문 집에

혼자 남은 감나무는

다정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기다리다

아직도 허기진 그리움을

끝끝내 베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프로필

·2013 문학시대로 등단

·시집;열꽃의 홀씨가 되어

빛의 소리가 되어

·9회 백교문학상 우수상 수상

·한국문인협회원. 문학의 집·서울, 강원여성문학인회,

·관동문학회,강릉여성문학인회,명주문학인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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