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法) / 이복재(李福宰)시인

양경모기자 | 기사입력 2018/12/03 [23:18]

법(法) / 이복재(李福宰)시인

양경모기자 | 입력 : 2018/12/03 [23:18]

 

 

 

 

법(法)

 

밤하늘 별 만큼이나
헤아릴 수 없는 法을
무덤에 가두어 놓고
구름 속 천둥소리를 듣는다.

 

우리네는
새로움에 신기한 듯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첫 만남에 마음 설레는 것이지

 

늘,
내 곁에는 당신이 있고
당신 곁에 내가 있고
우리 곁에는 우리가 있는데……

 

맑은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법을 만들고 싶어

 

손잡는법,
가슴으로 안아주는 법,
서로의 눈물 지워주는 법……
이 또한
무덤에 가두어 놓고
망각의 길을 지나
그치지 않는 파도에
발 담그고 싶어

 

 

오세암*

 

산 아래 바람 잠재우려
바위로 산을 만들고
흐르는 물소리마저
낮게 흩뿌려
고요 속으로 흐르는
마음의 뿌리

 

언제 내게서 떠나
이곳에 연꽃으로 피었나.

 

*오세암﹕ 설악산에 자리한 절

 

 

사막에 가면

 

사막에 가면,
사막에 가면 모자를 벗으리
쏟아지는 태양의 속살을 모아
두 손을 얹으리

 

보이는 것은 하늘과 땅
그리고 숨을 곳 없는 부끄러운 마음

 

그러나 어찌할거나, 어찌할거나
오로지 숨 쉴 수 있음이 감사 한 곳

 

모자 아래 드리운 그림자에는
수많은 당신의 미소와
수많은 나의 화냄과
헤아릴 수 없는 별빛들이
그네를 타듯 교차선을 만들고 있는데…
햇빛을 곁에 두고 있는데…

 

신기루 아름다운 허망함을 지나
꿈결에서도 찾아가는 오아시스는
목마른 목에
스산한 동굴을 만드는
곡괭이가 되지 않았음을
모래바람이 이야기 하소 있네

 

이곳에도
하늘이 있고, 바람이 있고
별빛보다 찬란한
숨결이 있음에

 

오늘이 아닌,
늘 오늘처럼
모래강 흐르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당신 손을 잡고 싶네

 

어릴 적 술래잡기를 하고 ,땅따먹기를 하듯
우리는 너무 많은 그림자를
그리고 있는지도 몰라

 


나무

 

그곳에서
한평생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고요한마음

 

위로 받고 싶었던 시간이 있었다.

 

노을이 내려오는 강가에 앉아
더나간 당신의 미소를
기억 속에서 꺼내
바람결에 걸어놓고 한참을 보았어
옅은 미소지우며
나는 강물 되어 흘렀지…

 

여울목에 쓰러진 나를 보고
구름은 포근한 이불을 덮어 주었고
물고기들은 속삭였어
일어나 흐르라고
흘러 바다로 가라고
수평선너머 세파에 찢어진 돛을 기워
우주를 항해하라고

 

그러면 마음 고요할 것이라고

 

 

 

이복재(李福宰)

**  1992년 시세계 신인상
**  (전) 강릉문인협회 회장
    (현) 관동문학회 회장
**  문학의 해 공로상(1996)
    강릉예술인상 장려상(1997)
    관동문학상(2012)
** 시집
     * 그대 가슴에 별을 띄워놓고(1997년)
     * 선물(2008년)
     * 풍경 속 풍경(2013년)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