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바람소리 / 장자순시인

다솔한명희시인 | 기사입력시간 : 2018/12/20 [19:23] | 조회수 : 75

 

▲     ©한명희

 

기억의 바람소리

 

장자순

 

 

 

햇살이 은행나무 꼭대기에 우수수 떨어진다

흔들리는 입새 아래로 햇볕의 그림자가 땅바닥으로

자신의 지문을 지우듯이 흙은 차가워지고 있다

사람의 발자국이 묻어있는 길을 걸어갔다

소리에 예민해진 귀들이 공중의 바람소리를 바라보고 있다

바람과 돌과 나뭇잎의 간격 사이에

빈 눈빛이 살고 있고 그 사이로 산의 언덕들

산을 넘어가고 있는 산의 자세를 기억하고 있다

내가 바라본 사물은 형태를 유지 못하고

하루를 건너뛴다

매일 다가오는 이별법의 기억

저녁이 되면 풀의 바람과 함께

밖으로 넘어 선다

아무리 걸어도 기억은 형태를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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