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 문은 열리고 / 강계희 시인

한명희시인 | 기사입력시간 : 2019/01/06 [23:55] | 조회수 : 269

 

▲     © 한명희



사당 문은 열리고

 

강계희

 

 

접어주고 떠난 계절의

바람이 무시로 드나드는 곳

늦가을의 회나무가 긴 호흡을 토한다

몇 백년은 족희 견디었음은

이끼 바랜 기왓장, 세월의 무게에도

도도한 품격은 바래지 않았다

 

시간의 여백이 된

할머니의 장죽으로 밀어낸 위엄이

장지문 사링로 걸어 나온다

놋쇠 화로에 묵은 목소리 담아

법도에 빨갛게 쩌렁쩌렁한 불을 붙힌다

 

기억의 층계로 달포가 멀다 않고

봉제사 접빈객들이 고택을 서성일 때

채통이 진흙같이 덕지덕지 묻은

어머니의 허리는 봄이 와도

삐죽 삐죽한 연둣빞은 없었다

 

관습에 시간을 털어낸지 오래 건만

고풍스런 기침 소리에

깊은 자태가 출렁이는 먼 길을

나는 아직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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