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용 / 곽인하 시인

한명희시인 | 기사입력시간 : 2019/01/09 [00:56] | 조회수 : 165

 

▲     ©한명희

 

 

동화작용

 

곽인하

 

 

 

내 얼굴은 검은 꽃잎

바람부는 대로 흐느끼고

곁엔 하얗고 샛빨간 꽃잎들

수레에 담기는 붉고 오만한 꾸러미는 팔려 나가고

난 구석자리 턱 고이고 기다린다

무채색의 수난이래도, 교만한 노랑는 싫다

내 얼굴에 햇살이 찾아 왔다

당신의 빛으로 당신의 대지 위에 피어난

그 딸 중에 열두번째 쯤

검정의 깃발이고 싶다

 

지루한 오후 사내가 내 허리를 안고

꽃잎에 얼굴 대고 놀란 향기에 취했나 보다

하얀 꽃술이 순정으로 눈감고

안개꽃 면사포 속 침묵하는 여왕처럼

한 묶음 속으로, 사나이 품속에 안기었다

안방의 창가에 별빛이 찾아오고

하프 낮은 음계가 밤마다 설레일 때

마티스 정물속 고양이가 시샘하는

어둠 속의 꽃잎 !

나날의 밤을 누이고 시들어 갈 뿐이지만

우린 셋이서 부부가 된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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