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 이정희시인

백우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01/10 [16:22] | 조회수 : 31

 

▲     © 한명희



거미

이정희

 

 

무게에 눌려 힘에 부치는 철근공

허방다리 길을 내고 이음새를 조여간다

혓바닥처럼 날름대는 허공

안전벨트와 죔줄이 전부

고정되지 않은 패널을 밟으며

아슬한 밥을 먹는다

 

타고난 짜깁기 선수

지진과 태풍에도 끄덕하지 않을

뼈들의 엉성한 집

잡념을 날려 보내고

정교한 솜씨로 허공을 엮어간다

 

덩친 큰 새들의 가벼운 날갯짓

저체온을 탐냈다

하늘을 날고 싶은 강한 의지

우직한 끈기가 날개를 만든다

 

허공은 지름길

돌아가는 법이 없다

바짝 타들어 가는 입술

 

심장을 팽팽하게 조이고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준다

 

하늘은 집 한 채 세들이고

 

감겨오는 불안 너머

졸음이 뜯겨져 나가고

이슬 젖은 밧줄은 밤새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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