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매 월 마지막 금요일 8년전 역사가

박산 박소춘시인 | 기사입력시간 : 2019/02/02 [10:23] | 조회수 : 31

 

▲     © 한명희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111-8 매 월 마지막 금요일  

 

 

2011.01.28일 금요일 7:00 인사동 순풍갤러리(733-7377)

 

1. 대책 없는 여자 23 - 안숙경

 

2. 개망초/이생진 낭송: 유재호(봉제 사업가)

 

* '김석준 교수의 7분 評'은 평론가의 방학 칩거 집필로 인하여

   1.2월 쉽니다

 

3. 배비장처럼  - 양숙  

 

4. 손죽도 바람소리 - 박산  

 

5. 도둑맞은 시 外 담론 - 이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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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111-7 스케치

 

2010.12.23 인사동 순풍갤러리(733-7377)

 

 

서서 계신 분들이 계실 정도로

대전에서 천안에서 제주에서

또 어디서 어디서

시를 가지고

노래를 가지고

때론 춤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이생진 시’의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시인만이 시를 쓰고

시인만이 시집을 사서 읽는

시가 죽은 사회라고 한숨으로 쉽게 자조하지만

시가 더 죽은 서울 한 복판 인사동에

이생진의 시 + 그의 철학과 음악과 미술 춤 등이 비벼진

종합비타민을 복용한 저희 시낭송모꼬지는

크게 소리 나지 않게 크게 번뜩이지 않은 채로

죽어가는 시의 불씨를 군불 집혀 살려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시인은 육필 고집으로 컴퓨터로 시 쓰길 거부한다 하고

어떤 시인은 시와 음악의 만남을 거부 합니다

시만이 갖는 독창성이 또는 서정성이 음악에 침범 당하는 게 싫어

시의 고유한 영역을 고수하겠다는 아집으로 이해 하긴 합니다

또한 이걸 ‘좋다 나쁘다’의 이분법적 논리로 단정 지어 말하는 것도

무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시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것 등이

시가 갖는 고유의 영역 전부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꽃과 나비와 강과 바다를 노래하는 시도 있어야겠지만

우리 바로 옆, 뒷골목 폭력이 항시 상존하고

청소년 성폭력이 사회의 큰 문제가 된지 오래고

이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정적 요소들과 함께

눈이 휘청 거리게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PC등의 범람하는 IT기기들과 

공존하는 시가 있어 그들과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까지 시가 “에헴!” 하고 큰 기침으로 고상하게 점잖 빼고

‘영변의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라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類의

서정적 감칠맛만을 고집하는 것은 참 답답한 일이란 생각입니다

 

 

 

                                                           보리수 낭송 시절 100회 기념

 

시를 쓰시기 전, 섬 이야기건 도심 뒷골목 이야기건 지하철 노숙자 이야기건

시의 소재가 된다면 ‘현장-중시’ 몇 번이고 찾아 반듯이 체험을 바탕으로

시를 쓰시고 디지털 카메라 노트북과 친하시고 매일 이메일 체크는 기본이시며

포토샵 그래픽 등 컴퓨터 능숙 사용(skill-use) + 음악 + 미술 + 춤 = 시와의

끊임없는 조화를 시도하시는 1929년생의 이생진 시인을 옆에서 뵈면 그에 비해

너무 젊은 저는 게으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숙연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제가 언젠가 원초적 질문을 드렸습니다 

 

"선생님 시는 왜 쓰세요? " 

 

대답은 아주 간단 했습니다 

 

"공부하려고 "   

 

 

1 . 귀향               丹雅 梁淑

 

 

 

 

 

꿈에도 그리던 고국산천

 

 

어머니 젖무덤 같은 고향

 

 

포근한 어머니의 샅으로

 

 

울며울며 돌아왔습니다

 

 

 

 

 

童顔의 청년이

 

 

드문드문 검버섯 앉히고

 

 

하얀 눈썹 날리며

 

 

평안한 미소로 돌아왔습니다

 

 

 

 

사내아이들 숨바꼭질 놀이에

 

 

함께하고픈 정겨운 시선 보내고

 

 

봉선화 물들이는 계집아이에겐

 

 

아주까리 잎을 동여매줄 것입니다

 

 

 

 

 

사대부들과는

 

 

민초들 생활상에 대해 고민하고

 

 

나라 살림살이에 의견 보탤 것이며

 

 

때로는 직언도 서슴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그는

 

 

정자에 둘러앉아 풍류를 나누고

 

 

죽마고우들과 탁족하며

 

 

고향 정취를 즐길 것입니다

 

 

 

 

 

 

 * 세중 옛돌 박물관.  2001(신사)년 7월 1일. 문인석 귀환식에 참여함

 

 

 

    일본이 강탈해간 문인석 70점 중 일부를 돈 주고 사왔다(천신일 회장)

 

양숙 : 시집 - 당신 가슴에

 

 

2. 장상희 낭송(사업가)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모래밭’ -

(이생진 시집 ‘우도로 가야지’ 중)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모래밭                 이생진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모래밭을

도요새가 지나갔다

도요새가 지나간 발자국 하나만으로도

내가 왜 반가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우이도 돈목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도요새 발자국은 관심 밖이었는데

도요새가 지나갔다는 것

그것도 발자국만 남아 있는데

내가 왜 흥분해야 하나

나도 모르겠다

 

* 인사동 첫 데뷔 낭송인데도 불구하고 인사동 5년 차 청자聽者-경력이

  뒷받침된 아주 훌륭한 목소리(장상희씨)의 낭송이었다는 이생진 시인의

  평評이 있었습니다

 

3. 김미화 (시인, 소설가) ‘음지적인 일상들을 부어서’

 

 

 

4.

  첼로와 여자         윤준경

 

 

 

 

 

 

 

 

한 남자를 벌거벗겨

첼로로 만드는 것이 가능한가

한 여자가

만인이 보는 가운데 웃통을 벗고

남자를 연주하는 것은

시인가 외설인가

첼로와 여자가 하나의 음악으로 연주되는

인사동

시인은 멀쩡한 넥타이를 자르고

관객들은 숨을 죽인다

 

천재 아티스트 백남준을 쓰기 위해

세 권의 책을 독파하고

한 번의 퍼포먼스를 위해

첼로를 부수는 시인발로 시를 쓰고

시로 섬을 만드는,

 

80이 넘은 나이에 트위터를 말하고

마리오 바르가스요사를 먼저 읽고

전해 주는 시인

죽을 시간조차 아까운

그래서 죽을 수 없는,

죽으면 안 되는 시인

이생진.

 

윤준경 : 시집 ‘나 그래도 꽤 괜찮은 여잡니다’ ‘다리위에서의 짧은 명상’

블로그 http://blog.naver.com/june7590/120120115392

 

 

5. 문학평론가 김석준 7분 평론

 

                                                                               김석준 평론가

 

아르헨티나의 작가 호르헤 보르헤스의 ‘은총’이란 작품 해설에 곁들인

작가의 문학에 대한 열정을 얘기 했습니다

 

6. 애리수 벨리 댄스 시낭송 -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남해 바다 어느 포구에서 생선 장사 특히 박대장사를 하다가

삶이 너무 답답하여 이생진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읊조리다

지리산 둘레 길에서 만난 분 인연으로 벨리댄스를 추게 되었다는 애리수씨

(생선장사할 때 남쪽바다 가게 이름이 ‘애리수산’이었다 함)

고혹적 몸매를 흔들어 표현하는 공연에

좀 더 가까이 느끼려 자리를 앞으로 옮긴 분도 계시고

‘술은 네가 처먹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로 변형된 시어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녀의 솔직한 입담에 그녀의 살아온 삶을 얼핏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7. 낭송가 김경영의 딸과 함께 썼다는 시, 낭송 ‘엄마의 강’

 

 

 

 

8. 이 한 세상 안

 

 

눈 녹는 산길 질척이던 흙

 

발 끝에 따라 붙는다

 

노란색이던가, 분홍색이던가

 

한 웅큼씩 山을 물들이던 꽃잎

 

짐짓 한 눈 파는 사이

 

시들어버리고

 

눈 비비고 다시 보면

 

숲 속으로 난 작은 길엔

 

어느 틈엔가 잎을 떨구며

 

저만치 달아나는 여름

 

바람은 소리내 울다간

 

미친 듯 휘두르다 멈춘 붓끝처럼

 

감잎으로 떨어지면

 

다시 겨울은

 

엽사 한 장 들고

 

눈으로 오고 있다

 

봄이 올 때까지

 

 

 

9.<내 꼬락서닐 알아야지>                                         박산

 

올 쉰일곱 은퇴 코앞인 경철씨

 봉급쟁이 마누라로 애들 키우랴 알뜰 살림하랴

눈가 잔주름 쪼글쪼글

 예뻤던 손등 푸른 심줄이 금을 그었는데

 그 손에 쥔 장바닥 싼티-가방이 어찌나 싼티를 더하는지

 마침 만기된 보험료 쌓인 이자 찾아가라는 통지 받고

 ‘에라 이참에 마누라 명품 가방 하나 사주자’

 모처럼 통 크게 마음먹고

 Bottega, 프라다, Gucci, Cartier, Tiffany, 베네통...

 목에 힘 빳빳하게 주고 백화점 명품 코너를 걸었다

 눈에 별이 켜진 마누라

 삼십 년 결혼 생활에 이리 살판 날 얼굴 보긴 처음이다

 익숙하게 고르는 모습이

 ‘저게 내 마누라 맞나’ 순간 낯설었다

 어정쩡하게 팔짱 끼고 딴청 부리던 경철씨

 이 쪽 저 쪽 실실거리다

 거리에서 흔히 보는 무늬 가방 하나 집어

 이리저리 헤집다 가격표를 보았다

 ‘ 0 하나가 더 붙었나? ’ 눈 비벼 다시 보았다

 옆에 가방을 들어 보니

 그건 또 첫 번째 숫자 끗발이 더 높다

 보험료 이자론 어림 반 푼쭝도 없다

 입 찢어진 마누라를 뒤로하고

 애써 태연한 척 카드를 긁었지만

 경철씨 제 정신이 아니었다

 ‘내 꼬락서닐 알아야지’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

 

 

10. 까치와 까마귀 이생진

 

먼저 까치가 짖더니 뒤 이어 까마귀가 짖는다

 

여러 마리 연달아 짖는다

 

백과 흑의 팔로워(follower)들이다

 

그 소리를 검색해 보니

 

공갈과 협박

 

내가 떠들며 쓴 시가 모두 가짜란다

 

가짜라는 뜻이나 알고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이상하게 까치와 까마귀에게 당하는 기분이다

 

 

 

걸어온 길이 겨우 1km가 채 안 되는 짙은 안개 속

 

은행나무는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털어버리고

 

겨울에 덮을 나뭇잎 하나 가진 것이 없다

 

900년을 살아온 은행나무도

 

저렇게 빈손으로 서 있는데

 

까치와 까마귀가 나를 향해 거침 없이 짖는 소리는

 

떠돌며 쓴 시가 모두 가짜라는 것이다

 

오늘은 이상하게 그런 기분이다

 

 

 

그들이 뒤따라오며

 

내 행동을 지켜본 듯이 나를 파헤친다

 

까치는 찢어발기는 소리이고

 

까마귀는 둔기로 내리치는 소리다

 

그래서 나도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 이놈들아 시에 진짜가 어디 있니 입이나 다물어라 ”

 

그러고는 얼른 ‘건방진 것들’ 하고 웃었다

 

오늘은 이상하게 까치와 까마귀가

 

나를 물고 늘어지는 기분이다 (2010.11.15)

 

 

 

* 덕담하시길 “윤준경 시인이 죽지 마라 했으니 못 죽겠고

 

생선장사 발리댄서 애리수씨가 내 시를 읽어주니

 

절대 죽지 못하겠다” 고

 

 

*블로그 : http://islandpoet.com/

 

 

그외 동정

 

 

얌전하게 앉아 낭송을 듣곤 했던 유재호씨

 

우리 모꼬지 가수 현승엽의 노래에 필을 받아

 

목청 높여 부르는 장사익 노래 찔레꽃에 막걸리 건배가 이어졌습니다

 

 

 

 

이생진 시인께서 집으로 돌아가시고도 모꼬지 연말 흥취에

  

 

헤어지기 아쉬운 김문수변호사 김석준교수 김영탁주간 박산 최준시인 외

 

 

 

총 7인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차가운 인사동 겨울 새벽 택시를 탔는데

 

 

 

몇 분은 남아 동틀 때 까지 술 마셨다는 후문이 들렸습니다.

 

  

* 사진 : 손대기/김윤희/윤영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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