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비둘기 / 황현중 시인

백우기자 | 기사입력시간 : 2019/02/07 [22:13] | 조회수 : 64

 

▲     © 한국낭송뉴스



 

집비둘기

황현중



나는 세상으로 나가는 게 두려워
학교 안을 배회하는 휴학생을 닮았다
모험을 거부한 모범생으로 남아
화병 속 뿌리 없는 꽃처럼
날마다 시들어 가고 있다
나는 오늘 우연히
모이를 던져 주는 노인의 손등에서
재롱을 떠는 집비둘기를 보고
구흐으윽, 그만 울고 말았다
온몸에 수갑을 채운 귀소본능,
고통 없는 치졸한 욕망이
무의식의 날갯짓으로
심드렁한 햇살을 파닥이고 있었다
파산한 평화와 자유의 하늘에
더러운 부리를 숨기고
도시의 곳간을 기웃거리고 있는
나는 나의 날개를 버렸다
극한을 향한 돌연한 비상과 희열은
잊은 지 오래
잘 길들여진 우아한 습관으로
귀여운 권력에 취한
나는 한 마리 슬픈 집비둘기였다.


(작가 약력)
전북 부안 출생
한국시사문단에 시와 평론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사문단 신인상 심사위원
제6회 북한강문학상 수상
시집 <조용히 웃는다>, <너를 흔드는 파문이 좋은 거야> 
산문집 <딴짓 여로> 
현재 전북 무주우체국장으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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