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법 / 한영희시인

한명희 | 기사입력 2018/11/28 [18:27]

그들이 사는 법 / 한영희시인

한명희 | 입력 : 2018/11/28 [18:27]

 

▲     © 한명희



그들이 사는 법

   한영희

 

내가 세 들어 사는 아파트에는

 

천리향 아가씨가 삼천 그루

벚나무 아줌마가 팔십 그루

개미 아저씨가 수만 마리

새침데기 길냥이는 열두 마리가 산다

 

어느 봄날에는

꽃눈이 밤새 내려 쌓이고

이른 새벽 경비 선생님의 비질하는 소리가 알람소리처럼 들려왔다

목련꽃나무 아래 뒹굴던 길냥이 쮸쮸는

꽃향기에 취해 콧구멍을 연신 벌렁거린다

 

윗집에서는 불면증에 걸린 라디오가 방바닥을 톡톡 두드리고

옆집 남학생의 코고는 소리는 뱃고동 소리를 내며 밤바다를 유영한다

 

직사각형 모양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말동무하는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유림로 175번지

 

나는 그들과 함께 늙어가고 있다

  

 한영희

 

내가 세 들어 사는 아파트에는

 

천리향 아가씨가 삼천 그루

벚나무 아줌마가 팔십 그루

개미 아저씨가 수만 마리

새침데기 길냥이는 열두 마리가 산다

 

어느 봄날에는

꽃눈이 밤새 내려 쌓이고

이른 새벽 경비 선생님의 비질하는 소리가 알람소리처럼 들려왔다

목련꽃나무 아래 뒹굴던 길냥이 쮸쮸는

꽃향기에 취해 콧구멍을 연신 벌렁거린다

 

윗집에서는 불면증에 걸린 라디오가 방바닥을 톡톡 두드리고

옆집 남학생의 코고는 소리는 뱃고동 소리를 내며 밤바다를 유영한다

 

직사각형 모양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말동무하는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유림로 175번지

 

나는 그들과 함께 늙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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