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노후

순둥이

박관식 | 기사입력시간 : 2019/03/14 [13:48] | 조회수 : 71

 

▲     © 박관식

 

▲     ©박관식

 

색한 첫 만남이었다. 생후 두세 달 된 작디작은 순둥이(#시추*1)가 제대로 걷지도 못하며 뒤뚱뒤뚱 다가온다. 겁나하며 소파로 올라 앉았다가 발마저 올려놓았다. 낑낑거리며 다가오려고 아둥바둥 하지만 반갑지가 않았다. 개한테 물려본 적은 없지만 무섭다. 어린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나를 보고 아내는 무척이나 깔깔대고 웃어댔다.

월이 흘러 순둥이가 19살이 되었다. 재작년에 기름덩이 제거 수술하였고 작년에 눈 수술을 하였다. 앞이 보이지 않게되자 순둥이와 우리 부부 생활 형태는 완전히 바뀌었다. 식사 자리로 잘 찾아가지 못하며 난감하게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었다. 많은 불편함이 온집안에 가득찼다. 이전에는 배뇨 신호가 오면 부리나케 대소변 장소로 달려가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못하자 집안 전체가 화장실이 되었다. 베르사이유 궁전의 초창기 모습이 아닌가 한다. 집안의 갑작스런 변화에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웠자만 이제는 그저 마음이 아릴 뿐이다. 함께 해온 세월이 있기 때문이다.

둥이와 친해지기 시작한 것은 어느날 자고 있는데 어느새 다가와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았고 나서였다. 갓난 강아지가 어미와 떨어져서 정이 그리웠나보다. 그 모습에서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듯 하여 동병상련의 애틋한 마음이 일어났나 보다. 일찍 부모님 곁을 떠나 객지 생활을 하면서 마음고생을 했던 시절이 되살아 났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름처럼 순하디 순한 강아지였다. 이제까지 사람을 물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기들 옆에다 두어도 안심될 정도로 순하기만 하였다. 귀여움은 스스로 타고나는 모양이다. 아름다운 외모가 나를 흠뻑 빠지게 만들었다. 다른 시추 들은 주둥이가 많이 튀어나왔지만 순둥이는 사람 얼굴처럼 생겼다. 보통 눈가에 핏빛처럼 보기 흉하기도 하나 순둥이는 얼굴 주변이 황금빛 갈색에 눈 주위는 검은 눈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순수한 영혼이 보이는 듯 마음이 빨려 들어간다. 정수리 부분을 향한 순백의 털과 목 주위의 갈기의 흰 털은 사자의 권위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위용이 뻗친다.

려움도 있었다. 식생은 알레르기가 있어서 닭고기 성분은 못먹어 호주산 양고기만 계속 먹여왔다. 처음에는 다양한 음식과 뼈 종류를 주었으나 바로 끊고 한가지 사료만 주었다. 그래서인지 이제까지 잔병이 거의 없었다. 물론 각종 백신, 사상충약 등 예방 조치는 빠짐없이 보살폈다. 그러나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너 번 정도 힘든 시간을 지나며 회춘도 거듭했다. 이제 시추의 평균 수명도 한참 지난 노견이다. 대소변도 못 가리고 식사도 매번 전쟁하듯 떠멕여주어야 한다. 힘든 일과가 계속된다. 우리 부부의 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 반려견이었지만 가족과 같은 한 식구다. 그날까지 더 악화만 되지 않길 바라며 지금도 오늘 저녁 먹일 생각을 하고 있다.

심운 2019.3.7. 목

비고

*1 "시추(Shih Tzu)"는 티베트의 "라사압소(Lhasa Apso)"를 17세기 중국에 들여와서 고대 왕실에서 기르던 "페키니즈(Pekingese)"와의 교배종이다. 광택 있는 털이 아름답고 갈기의 사자처럼 멋져 보인다. 중국에서 멸종되다시피 하다가 1930년 경에 영국 등에 소개되면서 크게 확산되었다. 라사압소는 열반에 오르지 못한 라마승의 영혼이 환생한 수캐라 한다. 시추는 7kg 전후의 몸무게로 작은 개이다. 털이 잘 안 빠지고, 냄새가 적고, 꼬리를 들어 올려 걷는다. 청각이 좋으며 눈에서 맑은 영혼을 느낄 수가 있어 반려견으로 많이 기른다. 수명은 10~14년이다.

400여 품종의 개(犬과 狗)는 포유류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가축이다. 이리나 자칼(Jackal)이 조상이라고도 하며 호주의 딩고(Dingo)가 조상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BC 9500 페르시아 베르트 동굴과 BC9000 독일의 셍켄베르크의 개가 가장 오래된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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