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라, 아우 / 김종해시인

한명희 | 기사입력 2018/11/28 [22:52]

잘가라, 아우 / 김종해시인

한명희 | 입력 : 2018/11/28 [22:52]

 

▲     © 한명희



잘가라, 아우

  

김종해

 

암 투병 1년여간의 여명이 끝나고

마침내 호스피스 병동에

아우가 누워 있다

며칠 후, 며칠 후, 아우가

이승의 강을 건너간다

이별을 준비하는 호스피스 병동은

차라리 산자들의 고문장소

전지전능하신 하느님마저 나는 믿을 수 없구나

가슴에 담아둔 말

쏟지 못하고

아우여, 나는 아우의 여윈 손만 잡는다

눈을 감으면, 아우의 전생애가

한꺼번에 온몸에 감전되어 흘러내린다

너를 위해 세상의 어떤 말이

위로가 되랴

한마디 말도 하지못하고

아우여, 나는 너의 여원 손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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