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자 / 최승훈시인

한명희 | 기사입력 2018/11/28 [23:05]

아버자 / 최승훈시인

한명희 | 입력 : 2018/11/28 [23:05]

 

▲     © 한명희



아버자

  

최승훈

   

 

꽃물이 오른 4

강원도립화목원에서 어머니는 연신

어머나 어머나 어머나를 연발하십니다

어머나 어쩜 이리 앙증맞다니

어머나 네 동생 어릴 적 모습같이 너무 예쁘다

어머나 향기가 너무 좋구나

어머니가 자꾸만 어머나로 읽히는 봄날 오후

아버지도 아버자로 읽혔으면 좋으련만

아직도 잎을 틔우지 못한 대추나무처럼

볕 좋은 벤치에 묵묵히 앉아만 계신 아버지

아버자 앙증맞은 제비꽃 좀 보세요

아버자 당신 딸처럼 예쁜 튤립도 보시고요

아버자 조팝나무 꽃향기에 취해도 보시라고요

강둑 풀밭 나무둥치에 매여 있는 소처럼

꿈쩍 않고 앉아만 계신 아버지 두 눈가에

끔뻑끔뻑 졸음이 나비처럼 날아와 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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