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국 / 박 준 시인

한명희 | 기사입력 2018/11/30 [01:20]

쑥국 / 박 준 시인

한명희 | 입력 : 2018/11/30 [01:20]

 

▲     © 한명희



쑥국

    

박 준

 

 

방에 모로 누웠다 나이 들어 말이 어눌해진 아버지가 쑥을 뜯으러 가는 동안 나는 저녁으로 쑥에 된장을 풀어 국을 끓일 생각을 한다 내가 남도에서 자란 얼굴이 검고 종아리가 두꺼운 사내였다면 된장 대신 도다리 한 마리를 넣어 맑게 끓여냈을 수도 있다 낮부터 온 꿈에 당신이 보였지만 여전히 말 한마디 없는 것에 서운하다 서향(西向)집의 오후 빛은 궂기만 하고 나는 벽을 보고 돌아누워 신발을 바닥에 끌며 들어올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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